강남 부동산의 상징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조합원 일부가 강남구청에 “용적률을 낮추더라도 임대 물량을 줄여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한 것이다. 최근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시즌2를 적용받아 사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공공임대와 공공분양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며 조합원 부담이 급격히 커졌기 때문이다.
■ 재건축 개요와 공공물량 증가
은마아파트는 1979년 준공된 4,424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 이후 최고 49층, 총 5,893가구의 초고층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역세권 특례로 용적률은 300%에서 331.94%로 상향됐다.
문제는 용적률 인상으로 늘어난 물량 중 상당수가 공공임대 및 공공분양으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공공주택이 종전 678가구에서 1,104가구(공공임대 233가구, 공공분양 180가구)로 늘었다. 전체 세대 중 약 18.7%가 공공주택이다. 강남 핵심지임을 감안하면 이 비중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 수익성 악화의 핵심: 비례율 하락과 분담금 급증
조합의 추정 비례율은 당초 100.47%에서 94.17%로 하락했다. 이는 곧 조합원들의 ‘지분 가치’가 줄었다는 의미다. 즉, 공공기여 확대에 따른 수익률 하락이 현실화된 셈이다.
실제 조합이 제시한 분담금은 다음과 같다.
- 84㎡(국평형) 분양 시: 약 1.8억 원
- 96㎡ 분양 시: 약 5.6억 원
- 143㎡ 펜트하우스 분양 시: 약 37억 원
이 수치는 공사비를 3.3㎡당 900만 원으로 계산한 것으로, 최근 원자재 상승분을 반영하면 1,000만 원 이상으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즉, 조합원 1인당 평균 분담금이 최소 2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
■ 재초환까지 더하면 부담 ‘이중폭탄’
여기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부담도 존재한다. 은마는 강남 핵심지로, 기존 시세(84㎡ 약 28억 원) 대비 재건축 후 40~45억 원이 예상된다. 가구당 약 10억 원의 초과이익이 발생한다고 보면, 최대 50% 환수율을 적용할 때 약 4~5억 원의 재초환 부담이 생긴다.
즉, 조합원은 84㎡ 기준으로 최소 6억 원(분담금 1.8억 + 재초환 4억 이상)을 추가로 부담해야 신축 아파트를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실질 분양원가는 33억~34억 원 수준이며, 신축 시세(40억 원 기준) 대비 수익률은 15~20%에 불과하다.



■ 왜 “임대 물량을 줄이자”는 주장이 나올까?
조합원들이 용적률을 일부 포기하더라도 임대주택을 줄이자고 주장하는 이유는 단순한 ‘이기주의’가 아니다. 용적률 인상으로 늘어난 물량의 과반 이상이 공공기여로 빠지면서 정작 조합이 얻는 실익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즉, 조합원들은 “300% 수준의 용적률이라도 일반분양을 늘려 사업성을 되살리자”는 현실적 요구를 하고 있는 셈이다. 비례율 하락과 분담금 폭증이 지속되면 재건축 자체의 경제성이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반영 가능성은?
현재 강남구청은 오는 11월 12일까지 재공람 의견을 접수 중이다. 이후 공람심사위원회에서 타당성이 인정될 경우 반영될 여지가 있지만, 이미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한 사안이기 때문에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는 재건축 조합원들이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용적률 인상 = 사업성 개선’이라는 단순한 공식이 공공기여가 과도하게 늘어난 구조에서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 것이다.
■ 결론 – 상징에서 부담으로, 은마 재건축의 역설
은마아파트는 오랫동안 ‘강남 재건축의 상징’으로 불려왔다. 그러나 지금은 ‘강남에서도 수익성이 가장 낮은 재건축 단지’로 불린다. 용적률 상승의 과실이 공공임대로 흡수되고, 조합원은 재초환과 분담금 부담을 동시에 떠안는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결국 조합원들이 임대 물량 축소를 요구하는 이유는 이익을 더 얻기 위한 욕심이 아니라, “이대로는 본전도 못 찾는다”는 현실적 우려에 가깝다.
지금의 은마는 재건축 시장 전반에 던지는 메시지가 분명하다. “공공기여 중심의 인허가 구조 속에서 조합원의 재건축 의욕이 사라지고 있다.”
✅ 요약 포인트
- 은마 재건축 5893가구 중 공공주택 1104가구(18.7%)
- 비례율 100% → 94% 하락, 조합원 수익성 악화
- 추가분담금 평균 1.8억~5억 + 재초환 약 4~5억
- 총 부담 6억 이상, 수익률 15~20% 수준
- 조합 “용적률 낮춰도 임대 줄이자” 현실적 주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