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아파트 월세가 평균 144만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제 서울에서 집을 구한다는 것은 “3.3㎡당 가격”의 문제가 아니라 “매달 얼마나 버티며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문제로 전환되고 있다.
월세 비중은 65%를 넘으며 전세 시장을 대체하고 있고, 고가 월세 비중 또한 절반에 육박한다. 이제는 중산층조차 매달 소득의 25% 이상을 집값이 아닌 임대료로 내고 있다.
그러나 이 현상은 단순히 시장의 변동이나 일시적 요인이 아니라 전세제도의 약화·정책 변화·금리 환경·공급 축소·인구 의식 구조 변화 등 다수의 요인이 동시에 맞물린 결과다.
특히 최근 여러 설문을 보면 “결혼하면 최소 서울 24평(전용 59㎡)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20~40대 모두에게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이 기준은 수요를 왜곡하고, 특정 평형·입지로의 쏠림을 극대화하며, 월세 폭등을 구조적으로 밀어 올린다.
서울 아파트 월세 '사상 최고'…가구 소득 25%가 임대료
월세 평균 144만 원, 집계 이래 최고…고가 월세도 절반 육박 다주택자 규제·공급 부족·저금리…서울 월세 상승 '악순환' 서울 아파트 월세가 사상 최고치로 치솟으면서 임차인 부담이 빠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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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서울 월세가 사상 최고가 된 구조적 이유
① 전세제도의 급격한 약화
전세가 대한민국 주거비를 OECD 최저 수준으로 유지해온 핵심 요소였던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2020년 임대차 3법 도입 이후 전세시장 불안정이 커졌고, 이후 대출 규제로 전세대출이 막히면서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됐다.
즉, 전세의 붕괴가 월세 폭등의 직접 원인이다.
② 다주택자 규제로 임대 공급이 급감
임대차 시장의 공급자는 대부분 다주택자다. 그런데 2021~2024 동안 이어진 취득세 중과·종부세 중과·양도세 중과는 임대 공급을 줄이고 시장에서 ‘퇴출’을 유도했다.
다주택자는 팔았고(임대 사라짐), 남은 소수는 월세를 올려 세금 및 비용을 보전하기 시작했다.
결과적으로 전세 물량은 줄고 월세 물량도 급감해 가격이 튀어올랐다.
③ 고금리 환경 + 저금리 상품의 역기능
과거에는 월세 수익률이 낮아도 큰 의미가 없었다. 왜냐하면 은행 금리가 너무 낮아서 어차피 돈을 맡겨도 이득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정반대다.
- 은행 금리는 4~6%
- 월세 수익률은 서울 기준 2.5~4%
즉, 집주인 입장에서 전세로 목돈을 받아봐야 이자 이득이 예전만큼 크지 않기 때문에 월세로 돌리는 것이 더 유리해진 구조가 형성되었다.
④ 실거주 규제가 신축+중형 평형 쏠림 심화
최근 2030~4050 세대 조사에서 “결혼하면 최소 24평(전용 59㎡)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매우 높았다. 이는 사회적 기준이자 부모 세대와의 비교 압박이기도 하다.
즉, 결혼=59㎡ 수요 고착 → 이 평형 월세 폭등 → 전체 시장 전반의 월세 상승 이라는 흐름을 만든다.
⑤ 신축 입주 물량 감소
2025~2027년 서울 입주 물량은 과거 평균 대비 30~45% 낮다. 월세는 신축·준신축 중심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입주 감소는 곧 월세 상승으로 직결된다.
⑥ 토지거래허가구역·대출 규제의 역효과
토허제는 시장 유통 매물을 잠그는 효과가 있다. 대출 규제는 실수요를 월세 시장으로 내몬다.
즉, 정책이 의도한 건 투기 억제였지만 현실적으로는 월세 시장만 비정상적으로 과열시키는 구조로 작동했다.
💸 2. 중산층·청년층이 특히 더 힘들어진 이유
① 전세대출 축소로 선택지 자체가 사라졌다
신혼부부·청년은 원래 전세대출로 2억~3억 보증금을 마련해 전세로 “치고 들어가는 방식”으로 서울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 사다리가 사라졌다.
전세대출 여력이 줄자 남은 선택은
- 비싸도 월세
- 서울 포기
- 부모 도움
이 셋밖에 없다.
② 주거비 지출이 소득의 20~30%대
서울 평균 월세 144만 원은 4인 가구 중위소득(약 609만 원)의 20~25%다.
OECD 기준에서 가구 주거비가 소득의 25%를 넘으면 ‘과도한 부담’으로 분류된다.
즉, 서울 대부분의 월세 가구는 이미 국제 기준으로는 “주거 빈곤”에 가까운 상태다.
③ 결혼·출산을 지연시키는 악순환
‘24평 이상은 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짐에 따라 젊은 세대는 낮은 월세로 작은 집에 살기보다 결혼 자체를 늦추거나 포기하는 방향을 택한다.
결국 월세 상승은 출산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회 구조적 문제로 확장된다.
📈 3. 앞으로 월세는 어디까지 오를까? (전망)
월세 시장은 다음 4가지 흐름이 겹치며 단기·중기적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이 매우 높다.
① 2025~2027년 입주 물량 부족 → 공급 쇼크 발생
서울의 향후 공급은 ‘절대량 부족’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특히 59㎡~84㎡ 신축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② 전세의 완전한 월세화는 되돌릴 수 없다
전세제도는 한국만의 독특한 금융 모델이었고 전세 덕분에 한국의 주거비는 OECD 최저였다.
그러나 지금은 구조가 완전히 바뀌었다.
‘전세 → 월세’로 옮겨간 시장은 다시 전세 중심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③ 금리 인하가 오히려 월세를 더 올린다
금리가 떨어지면:
- 월세 수요 증가 (대출 수요가 회복되기 전까지)
- 전세대출 수요 증가 → 전세가격 상승 → 다시 월세 상승 압력
금리가 낮아지면 집값이 먼저 오르고, 월세도 뒤따라 오른다. 즉, 금리 인하가 월세를 잡아주지 않는다.
④ 장기 전망 — 5~10년 사이 서울 월세는?
현 구조가 유지될 경우 서울 아파트 월세는 다음과 같은 패턴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 2025~2027년: 150만~170만 원대 진입
- 2030년 전후: 180만~200만 원대가 ‘신규 평형 기준치’가 될 가능성
- 84㎡ 신축 기준: 230만~260만 원대 월세가 일반화
월세가가 일정 선을 넘으면 중산층도 서울에서 장기 거주가 어려워지고 결혼·출산·학군 이동 패턴까지 바뀌게 된다.
🧠 4. 결론 — 월세 폭등은 “정책+시장+사회 인식”이 만든 총체적 현상
서울의 월세 폭등은 공급 부족이나 금리 때문만이 아니라 다음 요인들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다.
- 전세제도의 약화 및 월세화 가속
- 다주택자 규제로 임대 공급 급감
- 대출 규제가 실수요자를 월세로 밀어냄
- 결혼=최소 24평이라는 사회 규범의 고착
- 신축 입주량 감소
-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가 매물 잠김 유발
이 모든 요소가 구조적이므로 월세는 당분간 “비용의 시대”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
중장기적으로 서울 월세는 2백만 원 시대가 올 가능성이 높다. 이제 정책의 초점은 투기 억제가 아니라 임대 공급 확대·신혼부부 주거 사다리 복원·전세대출 정상화 같은 현실적 방향으로 이동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