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을 내세우며 강력한 규제를 쏟아내고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정반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25년 10월 기준 105.0을 기록하며 문재인 정부 시절 최고치(104.6)를 넘어섰다. 이재명 정부 출범 4개월 만에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운 것이다.
📈 “문재인 시즌2? 아니다, 두 배속 상승장이다”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19주 동안 서울 아파트값은 4.6%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같은 기간 상승률(2.3%)의 2배다. 커뮤니티에서는 “이번 정권은 문재인 시즌2가 아니라 두 배속 상승장”이라는 말까지 돈다.
금리 인하에 따른 풍부한 유동성, 공급 불확실성, 정책 신뢰 저하가 맞물리면서 매수세가 되살아났다. 정부의 규제가 오히려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지금이라도 사야 한다’는 매수 압박으로 이어진 셈이다.
🏠 토지거래허가제의 역설 – 매물 감소가 곧 가격 상승으로
정부는 투기 차단을 위해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를 확대했다. 실거주자만 집을 살 수 있고, 매수자는 4개월 내 입주 및 2년 실거주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 제도가 시행되자 매물이 급감했다. 서울 매물은 일주일 만에 약 9% 줄었다.
허가제 지역에서는 ‘거래할 수 있는 집’이 제한되면서 자연스럽게 가격이 올랐다. 거래량은 줄지만, 시장에 나오는 매물은 모두 귀해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실수요자조차 접근이 어려워졌고, 전세시장까지 경색되었다.



💣 전세난과 실수요자 압박
서울의 자가점유율은 44%에 불과하다. 즉, 서울 시민의 절반 이상은 세입자라는 뜻이다. 그런데 정부는 “실거주할 사람만 집을 사라”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규제다.
허가제의 ‘4개월 내 입주 의무’는 기존 세입자 퇴거 압박으로 이어졌고, 전세 매물 감소와 임대료 상승을 촉발했다. 실거주 중심 정책이 오히려 세입자의 주거 불안을 키우는 아이러니다.
🚧 규제의 역류, 수도권 외곽 과열로 번지다
서울 전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이자, 실수요자와 투자자 모두 외곽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표적인 수혜 지역은 구리, 다산, 남양주, 동탄이다.
- 구리·다산: 서울 접근성이 뛰어나면서 대체 투자처로 떠올랐다. 매매가·전세가 모두 상승세.
- 남양주: 3기 신도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규제 여파로 매물 감소세. 실수요자 위축.
- 동탄: 교통과 직장 수요가 탄탄하지만 전세가 급등. 매매가는 보합세 유지 중.
서울의 규제가 수도권 외곽 과열을 부추기고, 외곽의 과열은 다시 서울로 자금이 되돌아오는 악순환을 형성하고 있다. 즉, ‘서울 매물 실종 → 외곽 과열 → 서울 재상승’의 순환 고리가 만들어진 셈이다.



⚠️ 정책 불신이 부른 시장 왜곡
시장에서는 “정부의 정책이 너무 자주 바뀐다”는 불만이 높다. 금융 규제, LTV·DSR 완화, 토허제, 재초환 논의가 잇따라 번복되면서 시장 참여자들은 정부를 믿지 못하고, 오히려 ‘선매수 심리’로 움직인다.
결국 규제보다 더 무서운 건 정책의 불확실성이다. 예측 불가능한 정책은 매도자에게는 ‘버티기 전략’을, 매수자에게는 ‘지금 사야 한다’는 불안을 심어준다. 그 결과, 가격은 더 빠르게 오를 수밖에 없다.
💡 해법은 ‘강한 규제’가 아닌 ‘예측 가능한 시장’
지금 필요한 건 더 많은 규제가 아니다. 정부가 시장에 신뢰를 회복하고, 정책의 방향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정책이 자주 바뀌면 시장은 이를 단기 이벤트로 인식하고, 결국 매물 회수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
토허제는 단기적으로 거래를 줄였지만, 장기적으로는 가격 불안과 공급 축소를 불러온 제도다. 실수요 보호를 위한 제도라면, 매수·매도·임대의 현실적 균형이 반드시 고려돼야 한다.



🏁 결론 – 규제보다 신뢰가 시장을 안정시킨다
서울 아파트값 급등은 단순히 금리나 투기 심리 때문이 아니다. 지나친 규제, 잦은 정책 변경, 불안한 공급 계획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토지거래허가제는 투기를 막지 못했고, 오히려 시장의 자유를 제한하며 ‘가격 급등의 방아쇠’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의 안정은 강한 통제보다 예측 가능한 정책과 충분한 공급에서 온다. 지금처럼 불안한 규제가 계속된다면, ‘서울 집값 2배속 상승’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새로운 일상이 될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