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공시지가 인상과 부자들 : 세금은 부자만의 문제가 아니다

by 캐시플랜 2025. 5. 1.

2025년 서울의 개별공시지가가 전년 대비 4.02% 오르면서, 부자들이 보유한 부동산의 ‘세금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파급 효과는 부자 개인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보유세 인상이 부자들의 자산 전략을 바꾸고, 그 변화는 고스란히 세입자와 임대차 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칩니다. 다시 말해 공시지가 상승은 단순히 부자들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데, 이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는 경제학 원서에 나오는 조세의 전가 및 귀착에 대해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부자의 자산, 세금에 흔들리다

이번 공시가 상승은 특히 고가 부동산이 밀집한 강남(5.47%), 용산(5.21%), 서초(4.81%) 등에서 두드러졌습니다. 이 지역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고자산 가일수록 수천만 원 단위의 보유세가 늘어나게 됩니다.

과거에는 부자에게 세금이 늘어도 "감당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있었지만, 현재는 다릅니다. 부자는 '합리적 지출'에 민감하고, 높은 세율은 자산 전략의 리스크 요인으로 여깁니다. 따라서 자산가들은 늘어난 세금만큼 보유 자산의 수익률을 끌어올려 보완하려 합니다. 그리고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은, 세입자에게 전가되는 임대료 인상입니다.

 

세금은 부자만 내지만, 월세는 모두가 오른다

보유세 인상은 자연스럽게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집니다. 부자들이 보유한 다주택은 전세에서 월세로, 월세에서 고액 월세 또는 반전세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2025년 1분기 기준, 서울에서 체결된 전체 임대차 계약 23만여 건 중 월세 비중은 64.6%로, 관련 통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는 전세사기 문제도 겹쳐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월세 300만 원 이상 고액 임대 계약도 늘고 있습니다. 국토부에 따르면 월세 500만 원 초과 계약만 서울에서 1분기에 174건이나 체결됐습니다. 이는 부자들의 세금 방어 전략이 세입자에게 체감 가능한 수준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부자는 현금을 만들고, 세입자는 줄 돈을 만든다

많은 부자들은 부동산을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닌 수익 자산, 현금 흐름 장치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보유세는 이 자산의 유지 비용입니다.

즉, 이 비용이 오르면 자산의 수익률을 유지하거나 손실을 줄이기 위해 월세를 높이는 방식의 '수익률 보전' 전략을 구사하게 됩니다.

결과적으로 세금은 부자의 자산구조에서 빠르게 해소되지만, 세입자 입장에서는 월세 전환과 인상이라는 형태로 현실적인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이것이 바로 경제학 원론서에 나오는 조세의 전가 및 귀착의 현실입니다. 세입자들 입장에서는 과도하게 보일 수도 있어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높여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결국 그러한 주장의 결과는 그 말을 한 사람들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부자와 서민, 부동산 한 채가 만든 격차

공시지가는 세금의 기준이자, 현실 속 계층 간 부담 전가의 구조를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부자는 공시가가 오르면 ‘세금’으로 받아들이고, 그 부담을 임대료로 옮깁니다. 반면 세입자는 같은 변화를 ‘월세 인상’으로 체감합니다.

이 같은 구조는, 겉으로 보기엔 '부자 증세'지만 실제로는 '서민 부담'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더 복잡하고 구조적인 문제입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잘 알기에 우리 부모님 세대나 그 이전 세대들이 말한 "집 한 채는 꼭 가져야 한다"는 말이 이러한 상황을 내다본 경험적 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모님들 외에도 많은 전문가들이 하나같이 자기가 살 집 하나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고, 이러한 자산은 인플레이션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헷징 장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론 : 부자는 늘 계산하고, 시장은 조용히 따라간다

이번 공시지가 상승은 부자들의 자산 포트폴리오에 작은 파문을 던졌지만, 그 파문은 곧 임대시장 전반의 흐름을 뒤흔드는 파도가 되었습니다. 자산가들은 언제나 계산합니다. 세금, 수익률, 리스크. 그리고 그 계산의 결과는 월세라는 숫자로 바뀌어 시장에 반영됩니다.

세금이 부자를 향해 날아가면, 그 충격파는 결국 서민의 주거비용에 닿는다. 우리는 그 연결고리를 직시해야 합니다.